
얼마 전 TV에서 접한 엄정화의 컴백 무대는 불안한 노래와 어색한
몸짓 덕에 수 많은 댄서들이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휑~한 것이 참 민망했습니다. 비록 ‘뮤지션’이 아닌 이상 가수에게도 이미지와 캐릭터가 노래보다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엄정화와 상당부분 이미지가 겹치는 이효리도 돌아왔으니 '이거 참 총체적 난감'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럼에도
엄정화의 앨범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친숙함’ 때문입니다. 물론 이효리도 친숙합니다.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이효리의 이미지는 수퍼 가다 만난 동네 누나의 모습 그대로라죠.
그런데 그 누나가 동네를 벗어나 외출만 하면 달라집니다. 화려한 옷차림으로 외출을 할 때면 말을 걸기도 힘이 듭니다. 눈빛부터 말투...평소와는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니까요.
어찌보면 이것이 신비스러움을 더 불러올 수도 있겠지만 어려운건 사실 입니다.
반면 엄정화는 조금 다릅니다. 역시나 동네 누나...라기 보다는 철 없는 이모...어쨌든이런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긴 하죠. 하지만 그녀는 외출을 해도 별반 달라지는게 없습니다. 화려한 옷...을 넘어서 충격적인 옷차림을 하고 외출을 한다고 해도 말이죠. 그런 그녀에게는 그저 언제든지 편하게 말을 걸고 인사를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지난 15년의 세월 동안, 옆이 다 터진 치마를 입고 나왔든, 바지 위에 팬티를 입고 나왔든 엄정화가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따라 부르기 쉬웠고, 뛰놀기 쉬웠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번 앨범의 곡들도 그렇습니다. 쉽습니다.

오래전 부터 그리 뛰어나지 못한 그녀의 노래 실력은 역으로 따라 부르기 쉽다는 평가를 받았고, 다행인지 재앙인지 그녀의 노래 실력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나아지진 않은 듯 합니다.
게다가 Teddy와 Kush가 공동으로 작업한 곡들의 퀄리티는 지난 태양의 솔로 앨범에서 충분히 검증 되었듯이 이번에도 역시나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대중성 있는 멜로디에 몸치들에게도 환영받을만한 리듬, 트렌디한 편곡 까지...
정말이지 근래 나온 비슷한 장르의 노래들 중에 그저 펄쩍펄쩍 뛰기만 해도
충분히 흥겹게 놀 수 있는 곡은 ‘D.I.S.C.O’가 유일하지 않은가 싶을 정도라죠.
거미, 손담비, 조금 다르긴 하지만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곡들 까지, 그냥 별다른 안무 없이 방방 뛰기만 해도 흥이 난다고 보기는 어딘가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이렇게 여전히 따라 부르기 쉽고, 그저 폴짝거리기만 해도 신나는 노래들이라니...그리고 아무리 안습유발의 비주얼 컨셉에, 나이가 좀 들었다고는 해도 엄정화 정도의 비주얼이면 객관적으로 나쁘다고 말하기는 힘들 터...
아무리 이번 엄정화의 새 앨범은 남들이 아류니 짝퉁이니 해도 '그저 그렇다' 라기 보다는 '좋다'라고 얘기하고 싶군요.

아니 이게 어찌 불혹의 여인이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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